한때 '한국판 세포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동안 주춤했던 시코르가 다시 움직입니다.
강남역 한복판, 130평 규모의 신규 매장을 열고, 브랜드 절반 이상을 K-뷰티로 채운다 선언했죠.
지금 대한민국의 오프라인 뷰티 시장은 사실상 올리브영 천하.
그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시코르의 새 전략을 들여다봤어요
올리브영, 독점 플랫폼이 되기까지
1999년 국내 최초 H&B스토어로 시작한 CJ올리브영은 무려 17년을 버틴 끝에 2016년 1조 클럽에 진입했고,
2024년에는 매출 4조 7,900억 원, 순이익만 4,702억 원에 달하는 뷰티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어요.
현재 1,371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고, 직영 1,148개, 가맹 223개로 압도적인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자랑합니다.
'글로벌 올리브영'을 키워 해외 진출도 가속화 중이에요.
이런 성장은 단순한 매장 수의 증가 때문만은 아니에요.
로드숍의 몰락, 롭스와 랄라블라의 철수를 버텨낸 유일한 플랫폼이자, K-뷰티 흐름까지 끌고 간 유통 중심이라는 점이 핵심이에요.
시코르, 한국판 세포라의 명과 암
2016년, 신세계는 야심차게 시코르(CHICOR)를 런칭했습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이 직접 기획에 나섰고, 초기에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중심의 셀렉션으로 세포라를 벤치마킹했죠.
그러나 2019년 30개에 달했던 매장은 현재 19개로 축소되며 한동안 정체기를 맞았어요.
그럼에도 시코르는 신세계 계열사 전용 유통권을 무기로 삼아 차별화된 브랜드를 선보여왔습니다.
예를 들어, 탬버린즈, 논픽션, 티르티르처럼 올리브영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며 고급스러움과 희소성을 유지했죠.
최근에는 배스앤바디웍스 같은 숍인숍 전략도 강화하고 있어요.
시코르의 반격, 2025 전략은 달라졌다
올해 시코르의 핵심 피봇 전략은 단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됩니다.
➊ 확장과 집중
130평 규모의 강남 매장을 시작으로 홍대, 동대문, 명동 등 번화가에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에요.
신세계 대표 직속 조직으로 격상되며 사내 우선순위도 달라졌어요.
➋ 고급에서 대중으로
기존 제품의 70%가 해외 브랜드였다면, 이제는 입점 브랜드의 50% 이상을 K-뷰티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에요.
K-뷰티 대중성과 감성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선언이죠.
➌ 백화점식 유통 경쟁력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신세계 계열사의 브랜드와 단독 유통권을 활용해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에요.
백화점 운영에서 쌓은 공급망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시코르에 이식하는 셈이에요.
K-뷰티 플랫폼에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올리브영이 만든 단일 유통 플랫폼의 시대는 강력했지만, 경쟁의 부재는 유통 생태계의 다양성을 저해하기도 했어요.
시코르가 다시 살아난다면,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입점 채널이 생기고, 소비자 입장에선 더 다양한 선택지를 만날 수 있게 되죠.
특히 리브랜딩된 시코르가 대중성과 프리미엄 감각을 함께 잡을 수 있다면, K-뷰티 유통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마치며
올리브영의 독주는 막강합니다.
그러나 ‘버틴 자’가 왕이 되던 시대에서, 이제는 ‘다르게 나아가는 자’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어요.
시코르가 그 반격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까요?
📷 시코르, 올리브영
기사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