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의 한 여름. 존슨앤존슨과 뉴트로지나 등 대표적인 선스크린 브랜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며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는 코로나19 종식 시기와 맞물렸고, 마스크를 벗은 소비자들은 다시 자외선 차단을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죠.
바로 그때, K-선크림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터진 K-선크림 열풍
조선미녀의 맑은쌀 선크림은 2022년 미국 아마존 선케어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의 단골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어 스킨천사(SKIN1004)의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 세럼은 2023년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무려 16만 개 이상 판매되며,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조선미녀의 감성 패키지와 스킨천사의 기능성 제형이 동시에 통했죠. 각각의 매력은 다르지만, 두 브랜드는 K-선크림 흥행의 쌍두마차가 되었습니다.
글램걸에서 클린걸로
Glam Girl → Clean Girl.
코로나를 거치며 미국 뷰티 트렌드도 변했습니다.
화려한 글램 메이크업에서 내추럴한 글로우 룩으로, 즉 No Makeup Makeup 트렌드로 이동한 겁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촉촉하고 가벼운 제형, 백탁 없이 잘 발리는 포뮬러를 가진 K-선크림은 단순한 기능성 화장품을 넘어 뷰티템으로 거듭났습니다.
선크림이 뷰티템이 되는 변화는, 이전까지 자외선 차단만을 위해 쓰이던 제품이 메이크업의 일부로 여겨지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해요.
왜 유독 조선미녀가 사랑받았을까
첫째, 조선미녀의 아이덴티티는 ‘한글 붓글씨 폰트’와 함께 명확하게 전달됩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이 커진 해외 소비자들에게, 이 폰트는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각적 K-아이템이 된 거죠.
둘째, 핵심 원료인 ‘쌀’(RICE).
서양 소비자에게는 가장 친숙하고 건강한 동양 원료로 인식되며, 안전하고 저자극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스토리텔링은 브랜드 초기 진입에 강력한 호감 요소로 작용했어요.
선케어 시장, 여전히 유효한가
미국 FDA는 여전히 피부암 예방을 위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피부암’이라는 키워드가 일상적 경각심으로 작용하죠.
이런 인식 덕분에 선케어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며, 2028년에는 약 18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입니다.
연평균 7.4% 성장률이면, 뷰티 업계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시장 중 하나로 볼 수 있어요.
위기는 없을까?
물론 규제는 존재합니다.
미국의 자외선 차단제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OTC(Over the Counter) 제품으로 분류돼 FDA의 엄격한 기준을 따라야 해요.
특정 성분은 OTC monograph에 등재되어야 하며, 그 원료는 반드시 NDC(national drug code)에 등록돼야만 사용이 가능하죠.
또한, FDA 실사를 마친 제조 시설에서만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에서 제조하기가 더 수월한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마치며
아마존 선케어 1위와 더불어, K뷰티 아마존 흥행을 선두에서 거의 끌고가다시피 한 선크림.
미국 드럭스토어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이제 K-선크림은 글로벌 대중템이 됐습니다.
K-선크림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K뷰티의 전략적 승리였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 조선미녀, 스킨1004, @Kylie
기사출처 : 한경비즈니스, 약업신문, 머니투데이